핵심 요약
- 과거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출신 개발자가 회사의 결정적 몰락 원인으로 '실제 사업 운영과 영업 같은 기초 실무를 지루해하고 방치했던 태도'를 꼽았습니다.
- 2005년 대량 구매를 원하던 유망 스타트업의 전화를 받지도 않던 썬과 달리, 문의 다음 날 아침 즉각 전화해 2주 만에 납품과 리스까지 끝내준 델(Dell)의 극단적인 영업력 차이가 공개되었습니다.
- 결국 썬은 몰락했고, 이후 썬을 퇴사한 필자와 썬의 무시를 당했던 스타트업, 그리고 당시 델의 영업 담당자였던 인물이 의기투합해 훗날 함께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요약 과거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컴퓨터 기업 썬 마이크로시스템즈(Sun Microsystems) 출신이자 현재 옥사이드(Oxide)를 이끄는 브라이언 캔트릴(Bryan Cantrill)이 자사 오프라인 밋업(OxCon)을 앞두고 제작한 오마주 티셔츠를 공개하며, 과거 썬 마이크로시스템즈가 왜 무너질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일화를 회고했습니다.
작성자는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에서 일했던 경험에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회사가 저지른 뼈아픈 실수들을 종종 부끄럽게 여겼다고 고백합니다. 그가 꼽은 썬의 결정적인 패인은 바로 ‘비즈니스를 실제로 굴리는 기본적이고 세부적인 실무 메커니즘에 지루함을 느끼고 방치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바로 2005년에 있었습니다. 당시 오픈솔라리스(OpenSolaris) 기반으로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한 유망 스타트업이 썬의 하드웨어 장비를 대량으로 구매하려고 시도했습니다. 이는 썬이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화한 전략이 정확히 먹혀들어 하드웨어 판매로 이어지는 완벽한 성공 시나리오였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황당했습니다. 스타트업이 구매를 위해 아무리 연락을 해도 썬 측에서는 전화조차 제대로 받지 않았고, 어렵게 통화가 연결되어도 엉뚱한 제품을 강매하려 들었습니다.
반면 경쟁사였던 델(Dell)의 대응은 차원이 달랐습니다. 스타트업이 한밤중에 웹 문의 폼을 작성하자, 바로 다음 날 아침 '스티브(Steve)'라는 델의 영업 담당자가 직접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스티브는 2주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회사가 유리한 가격 티어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신속히 입고시켰으며, 개인 보증 없이 기업 재무 상태만으로 리스 계약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었습니다. 스타트업 측은 "스티브가 마치 우리 회사 직원처럼 느껴질 정도로 전체 업무의 95%를 처리해 줬다"며 감동했고, 이 썬과 델의 극명한 경험 차이를 블로그 글로 폭로했습니다.
당시 버려진 사무실 한구석에서 새 프로젝트를 준비하던 작성자는 이 글을 읽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과 거창한 전략이 있어도, 정작 고객 전화를 받고 장비를 파는 일상적인 비즈니스 실행력이 뒷전으로 밀린 회사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교훈이었습니다. 결국 썬은 이후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이 이야기에는 재미있는 후일담도 이어집니다. 작성자는 썬을 퇴사한 뒤 썬에게 퇴짜를 맞았던 바로 그 스타트업에 입사했고, 해당 스타트업은 델에서 경이로운 영업력을 보여줬던 담당자 스티브까지 영입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작성자와 스티브는 손을 잡고 지금의 옥사이드(Oxide)를 공동 창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과거의 실패를 단순한 추억팔이로 넘기지 않고 영감이자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실리콘밸리 엔지니어의 통찰이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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