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7억 년 전 최초로 분기된 동물로 추정되는 빗해파리가 일반적인 동물 진화 상식을 깨뜨리는 발견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냅스를 거치지 않고 세포질이 하나로 이어진 독특한 신경망을 지녀 신경계가 독립적으로 두 번 진화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성체에서 유충으로 역성장하거나 심해 고압을 견디는 등 생명의 기원과 진화를 밝힐 단서로 꼽히고 있습니다.
요약 바닷속에서 무지갯빛으로 반짝이는 빗해파리(유즐동물)가 생물학계의 오랜 상식을 완전히 뒤흔들고 있습니다. 약 7억 년 전 다른 모든 동물 계통에서 가장 먼저 갈라져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빗해파리는 이름과 달리 해파리와는 완전히 다른 생물입니다. 100년 넘게 과학계는 신경이나 근육조직이 전혀 없는 스펀지(해면동물)가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갈라져 나온 동물이라고 여겨왔지만, 2023년 염색체 구조 분석을 통해 근육과 신경계를 지닌 빗해파리가 최초의 동물 분기군이라는 강력한 증거가 제시되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빗해파리가 지닌 신경계의 기이한 구조입니다. 통상 모든 동물의 신경계는 신경세포(뉴런)들이 시냅스라는 틈을 두고 신호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하지만 연구진이 전자현미경 등으로 분석한 결과, 빗해파리의 신경망은 시냅스가 아예 없이 세포질이 하나로 이어진 융합된 그물망 형태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지구 역사상 신경계가 빗해파리에서 한 번, 그리고 다른 동물 계통에서 또 한 번 각각 독립적으로 두 번 진화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이 밖에도 빗해파리는 성체에서 다시 유충 단계로 신체 발달을 거꾸로 되돌리는 회춘 능력을 보이거나, 심해의 극단적인 수압을 견디기 위한 특수 지질을 지니고 섬모를 이용해 무지갯빛 빛을 내며 유영하는 등 기존 진화론의 상식을 뛰어넘는 신비로운 특성들을 보여주며 생명 기원의 수수께끼를 푸는 핵심 열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