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Lobsters · 2026-09-26

"우리는 사물의 본래 이름을 잃었다"… 로마 역사로 본 현대 개발의 병폐

핵심 요약
  • 라틴어를 공부하던 개발자가 고대 로마 카토의 연설 속 '사물의 참된 이름을 잃어버렸다'는 구절을 현대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빗대어 고찰했습니다.
  • 전문가 시스템, 객체지향, 최근의 생성 흐름까지 개념적 실체 없는 피상적인 언어와 스키마만 양산되는 현상을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 본질적인 이해가 흐려진 자리를 티켓 수나 벨로시티 같은 숫자 세기식 관리 지표가 대체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요약 라틴어와 로마사를 공부하던 한 개발자가 고대 로마 원로원의 일화에서 현대 소프트웨어 개발의 병폐를 포착한 철학적인 에세이를 공유했습니다. 기원전 63년, 로마를 불태우고 관직자들을 암살하려던 카틸리나 역모 사건 당시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법과 절차, 신중함을 내세우며 반역자들을 이탈리아 각지에 분산 수용하자는 온건론을 폈습니다. 그러나 소(小) 카토는 살루스티우스의 역사서에 기록된 대로 원로원을 꾸짖었습니다. 그는 "우리는 진정한 사물의 이름을 잃어버렸다. 남의 재물을 함부로 나눠주는 것을 관대함이라 부르고, 사악한 짓을 저지르는 대담함을 용기라 부르니 공화국이 파멸의 벼랑 끝에 섰다"며 사물을 본래의 이름대로 부를 것을 강하게 주장했고, 원로원은 카토의 뜻을 따랐습니다. 작성자는 현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역시 '이름이 더 이상 본래 뜻을 나타내지 못하는' 동일한 병을 앓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비즈니스 소프트웨어는 현실 개념과 논리 시스템 간의 일치(동형성)를 추구하는 일종의 '분류학(Taxonomy)' 작업이지만, 유행이 닥칠 때마다 왜곡되어 왔다는 것입니다. 1980년대 전문가 시스템 열풍이 꺼지자 '지식 표현'이라는 목표 자체가 한동안 부끄러운 취급을 받으며 폐기되었고, 닷컴 버블 당시 자바의 객체지향 열풍 역시 도메인을 무리하게 비틀었습니다. 특히 작성자는 현재의 유행(최근의 생성형 AI 등 자동 생성 흐름)이 가장 치명적이라고 지적합니다. 실체와 연결되지 않은 그럴듯한 이름과 텍스트를 무수히 쏟아내며 소프트웨어의 본질적 개념 구조를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중간 관리직은 티켓 수, 머지 리퀘스트, 개발 속도(벨로시티) 같은 측정 가능한 숫자만을 쥐어짜며 '숫자 세기'로 '진정한 앎'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작성자는 타인의 시간과 고객의 신뢰를 낭비하면서 이를 효율이나 관대함으로 부르는 행태야말로 카토가 경고했던 언어와 본질의 타락과 같다고 꼬집었습니다.
Sponsored ·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