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피그마에서 'Shift+2' 단축키가 윈도우의 숫자 키패드에서만 엉뚱하게 동작하는 기이한 현상이 보고되었습니다.
- 원인은 1981년 IBM PC 시절 방향키와 숫자패드를 공유하면서 만들어진 'Shift 조합 시 방향키로 전환' 기능이 윈도우 10까지 그대로 계승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 이유를 파악한 개발팀은 브라우저 키 정보를 통해 일반 키와 숫자패드 입력을 구분하도록 처리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요약 2019년 11월, 피그마(Figma) 개발팀에 기묘한 버그 제보가 하나 접수되었습니다. 일반 숫자 키로 'Shift + 2'를 누르면 정상 동작(선택 영역 확대/Zoom to selection)을 하는데, 우측 숫자 키패드의 2번 키로 'Shift + 2'를 누르면 전혀 다른 기능으로 인식된다는 문제였습니다. 더욱 기이한 점은 이 현상이 맥(Mac)에서는 전혀 발생하지 않고, 오직 윈도우(Windows) 환경에서만 일어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단순해 보이는 버그의 원인을 추적하던 개발자는 컴퓨터 역사의 시초인 197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당시 컴퓨터 시장의 최강자였던 IBM은 1977년 시스템/34(System/34)와 5251 키보드를 출시했고, 1980년에는 이를 계승한 '데이터마스터(System/23 Datamaster)'를 선보였습니다. 이어 1981년 역사적인 'IBM PC(IBM 5150)'를 빠르게 개발하는 과정에서 데이터마스터의 키보드 레이아웃을 거의 그대로 가져오게 됩니다.
문제는 당시 막 등장한 스프레드시트 작업을 위해 방향키가 필수적이었지만, 키보드 면적 한계로 인해 방향키가 우측 숫자 키패드와 자리를 공유해야 했다는 점입니다. IBM 엔지니어들은 두 기능을 전환하기 위해 'Num Lock' 키를 만들었지만, 스프레드시트에 숫자를 입력하다 방향키로 이동할 때마다 Num Lock을 껐다 켜는 것은 매우 번거로운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당시엔 Num Lock에 표시등(LED)조차 없었습니다.
이에 IBM 엔지니어들은 일종의 파워 유저용 단축 기능을 고안했습니다. 'Shift'를 누른 채 숫자 패드를 누르면 Num Lock 상태를 일시적으로 반대로 뒤집는 방식이었습니다. 즉, 숫자 패드가 켜진 상태에서 'Shift + 2'를 누르면 숫자 2가 아닌 '아래쪽 화살표(↓)' 입력으로 처리되도록 만든 것입니다.
이후 1980년대 후반 전설적인 '모델 M' 키보드가 나오면서 화살표 키가 완전히 독립되었지만, 이미 수많은 사용자의 손에 굳어진 조작 습관을 바꿀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MS-DOS 시절 확립된 이 'Shift + 숫자패드' 동작 규칙은 윈도우 1.0부터 윈도우 10에 이르기까지 40여 년간 그대로 계승되었습니다.
결국 피그마에서 숫자 키패드로 Shift+2를 누르면 '선택 영역 확대' 대신 '아래 화살표' 키가 전송되었던 것이며, 애초에 방향키와 숫자패드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던 맥에서는 이런 역사적 유산이 없어 버그가 발생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피그마 개발팀은 브라우저에서 제공하는 키 이벤트 정보를 분석해 두 입력을 구분하도록 패치하며 오랜 역사를 지닌 해프닝을 마무리했습니다.
Sponsored ·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