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Hacker News · 2026-10-24

닿기만 해도 폭발하는 ‘반물질’ 입자를 한 달 동안 가둬둔 물리학자들

핵심 요약
  • 물리학자들이 물질과 닿으면 즉시 소멸하는 반물질의 일종인 단일 양전자(positron)를 특수 전자기 트랩에 넣어 한 달 동안 안정적으로 가두는 데 성공했습니다.
  • 빅뱅 이후 왜 반물질은 사라지고 물질만 남아 우주를 구성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우주 최대의 미스터리를 규명할 정밀 양자 측정의 길이 열렸습니다.
  • 연구진은 극저온 진공 상태에서 벽 없는 전자기장 용기로 입자를 격리했으며, 향후 양전자의 자기 모멘트를 측정해 전자와 비교할 계획입니다.
요약 일반 물질과 닿자마자 엄청난 에너지와 함께 즉시 소멸해 버리는 특성 때문에 손으로 쥐기는커녕 일반 실험 장비에 보관하는 것조차 불가능했던 '반물질'을 무려 한 달 동안 가두는 데 성공한 물리학자들의 연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제럴드 가브리엘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방사성 동위원소인 나트륨-22(반감기 약 2.5년)가 붕괴할 때 방출되는 전자의 반물질, 즉 '양전자(positron)'를 포집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양전자는 일반 전자와 질량은 같지만 반대의 전하를 띠는 입자입니다. 연구팀의 핵심 과제는 방출된 양전자의 속도를 늦춘 뒤 벽에 부딪혀 소멸하지 않도록 잡아두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먼저 차가운 텅스텐 박편의 결정 격자 사이로 양전자를 통과시켰습니다. 입자들은 텅스텐 내부에서 핀볼처럼 튕기며 속도가 줄어들고 에너지를 잃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충돌로 소멸할 위험을 뚫고 끝까지 살아남은 양전자들만 밖으로 튀어나오게 됩니다. 그다음 연구진은 전자기장을 이용해 이 양전자들을 특정 통로로 유도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양전자는 절대영도보다 겨우 0.3도 높은 극저온의 진공 상태에 도달하며, 위아래는 전기장으로, 측면은 자기장으로 가두는 이른바 '벽이 없는 용기' 형태의 전자기 트랩에 갇히게 됩니다. 이 정교한 방식을 통해 연구진은 단 하나의 고립된 양전자를 소멸 없이 한 달 동안 보관했으며, 이론상 무기한 가둬둘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물리학계가 이번 성과에 주목하는 이유는 우주 형성의 최대 미스터리인 '물질-반물질 비대칭성'을 풀 단서가 되기 때문입니다. 현대 우주론에 따르면 빅뱅 직후에는 물질과 반물질이 거의 같은 양으로 존재했으나, 대부분 서로 소멸하고 극히 일부 남은 물질이 현재의 별과 은하, 지구를 만들었다고 봅니다. 연구팀은 이번에 포집한 단일 양전자의 자기 모멘트(자기장의 세기와 방향)를 기존에 전자를 측정했던 10조 분의 1 정밀도로 정밀 측정할 계획입니다. 입자물리학의 표준 모형은 전자와 양전자가 완전히 대칭되는 자기 모멘트를 가질 것으로 예측하지만, 만약 미세한 차이라도 발견된다면 어째서 반물질이 사라지고 물질만 살아남았는지 설명할 결정적인 실마리가 될 수 있습니다.
Sponsored ·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