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워너 브라더스의 전설적인 애니메이션 'What's Opera, Doc?'은 제작진이 다른 작품의 일정을 깎고 출근 카드까지 조작하며 완성한 야심작이었다.
- 당시 통상적인 제작비와 기간을 훌쩍 넘겼으며, 디자이너 모리스 노블의 손을 거쳐 오페라를 패러디한 거대하고 파격적인 비주얼이 탄생했다.
- 단 6분 러닝타임에 100개가 넘는 컷과 철저히 계산된 극적인 배경 연출을 담아내며 70년 가까이 찬사받는 걸작으로 남게 되었다.
요약 1957년에 공개된 벅스 버니 애니메이션 '왓츠 오페라, 닥?(What's Opera, Doc?)'은 바그너 오페라를 패러디한 워너 브라더스의 대표 걸작으로 꼽힌다. 하지만 제작 당시에는 팀의 특별한 야망이나 마스터피스를 만들겠다는 목표보다는 일상적인 단편 작업 중 하나로 시작되었다. 그럼에도 총 제작비 3만 5,510달러(현재 가치로 약 43만 달러)가 투입되었고, 통상 5주가 걸리던 제작 기간이 7주로 늘어나는 등 다른 워너 작품들에 비해 훨씬 야심 차고 값비싼 프로젝트였다. 당시 척 존스(Chuck Jones) 감독과 제작진은 부족한 제작 기간과 예산을 메우기 위해 다른 쉬운 단편들의 작업 기간을 몰래 깎아내고 출근 카드를 조작하는 꼼수까지 썼다고 회고했다.
이 작품이 7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독보적인 비주얼로 찬사받는 핵심 비결은 레이아웃과 컬러 디자이너였던 모리스 노블(Maurice Noble)의 활약에 있었다. 초기 디자이너였던 어니 노들리는 액자 무대(프로시니엄 아치) 형태의 연극적 연출을 구상했으나, 노블이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이를 완전히 갈아엎고 오페라 장르 자체를 풍자할 만큼 압도적이고 거대한 무대 배경(Super-grand opera)으로 재탄생시켰다.
노블은 배경 디자인을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감정을 전달하고 캐릭터의 성격을 뒷받침하는 서사적 장치'로 보았다. 디즈니의 '판타지아' 작업에도 참여했던 그는 디즈니 시절 참고했던 킴벌리 크레스트 저택을 차용하거나, 도입부에서 거대한 그림자 앞에 왜소한 캐릭터를 배치해 극단적인 스케일감을 연출했다. 인물 소묘에 강했던 척 존스가 캐릭터 포즈를 잡으면 노블이 그 종이에 배경을 맞물려 설계하고, 존스가 이를 다시 스토리에 녹여내는 긴밀한 협업을 거쳤다. 그 결과 약 6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 100개가 넘는 샷이 빽빽하게 담겼으며, 날카로운 각도의 구도와 기괴하면서도 강렬한 색감, 거대한 그림자가 어우러진 시각적 걸작이 완성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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