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Lobsters · 3일 전

유닉스와 이맥스를 낳은 전설의 컴퓨터 'PDP'의 역사 정리

핵심 요약
  • DEC의 PDP 시리즈는 산업용 소형 기기부터 거대 시분할 시스템까지 다양하게 발전하며 초기 해커 문화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 소형 기기인 PDP-11 진영(벨 연구소)에서는 Unix와 C가, 대형기 PDP-10 진영(MIT)에서는 Emacs와 Lisp 등이 탄생하며 개발 문화의 양대 산맥을 형성했습니다.
  • PDP-11에서는 vi, make, 셸 구조 등이, PDP-10에서는 TeX, 이메일, MS 베이직 등이 개발되어 오늘날 컴퓨터 생태계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요약 초기 컴퓨터 및 해커 문화의 산실이었던 DEC의 PDP 컴퓨터 시리즈 역사와, 이것이 현대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남긴 영향에 대한 정리글입니다. 당시 산업 제어 시스템은 사람이나 복잡한 로직 보드를 주로 사용했는데, DEC 엔지니어들은 범용 컴퓨터로 이를 대체할 수 있는지 시험하기 위해 PDP-1을 제작했습니다. 당시 '컴퓨터'라는 단어는 일괄 처리를 수행하는 대형 메인프레임을 의미했기 때문에 이를 컴퓨터라 부르지도 않았습니다. 이후 PDP-1의 저가 파생형인 PDP-4가 칩 업그레이드를 거쳐 PDP-7, PDP-9으로 이어졌고, 더 작고 저렴한 산업용으로 설계된 PDP-5는 PDP-8로 발전했습니다. 반면 대용량 직접 주소 지정 메모리와 메모리 보호 기능을 갖춘 시분할 시스템용으로 제작된 대형기 PDP-6은 Lisp 구동에 탁월했으며 칩 업그레이드를 통해 PDP-10으로 이어졌습니다. 이후 여러 호환되지 않는 라인업을 통합하려는 시도로 PDP-11이 등장했고, 훗날 PDP-10의 영역은 VAX가 흡수하게 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컴퓨터의 하드웨어 스펙이 해커 문화를 완전히 양분했다는 사실입니다. 18비트 이하 소형 컴퓨터 진영과 32비트 이상 대형 컴퓨터 진영의 대립은 Unix와 Emacs의 대비로 잘 드러납니다.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 효율을 내야 했던 민간 기업 벨 연구소에서는 PDP-7과 PDP-11을 거치며 제한된 자원에 맞춘 Unix와 C 언어가 탄생했습니다. 반면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넉넉한 자금 지원을 받던 MIT에서는 풍부한 하드웨어 자원을 활용하는 대형기 PDP-10을 기반으로 Emacs와 다양한 Lisp 방언들이 개발되었습니다. 리처드 가브리엘은 이를 각각 '뉴저지 접근법'과 'MIT/스탠퍼드 스타일'로 구분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PDP-11 생태계에서는 유즈넷(Usenet), vi, make,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되는 셸 환경, awk 같은 경량 언어뿐 아니라 훗날 Windows NT로 계보가 이어지는 RSX-11 운영체제가 탄생했습니다. 반면 막강한 성능의 PDP-10에서는 Scheme, TeX, 고전 어드벤처 게임 Zork, 이메일 시스템, 마이크로소프트 베이직(Microsoft BASIC) 등이 만들어지며 오늘날 IT 환경의 기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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