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전 세계 40억 대 스마트폰과 주요 서버의 시간 동기화 및 압축, 권한 관리를 담당하는 핵심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23개 중 11개가 단 한두 명에 의해 유지보수되고 있습니다.
- 현대 디지털 인프라 거탑이 방구석 개발자 한 명에 의해 지탱된다는 유명 만화 'xkcd'의 묘사가 실제 현실과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분석 결과입니다.
- 관리자의 번아웃이나 생활고, 백도어 침투 사태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핵심 개발자들은 여전히 무보수나 푼돈 수준의 후원에 의존하며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습니다.
요약 스마트폰 알람, 항공권 예약, 국제회의 일정, 급여일 확인 등 전 세계 40억 대 이상의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수많은 서버가 정확한 현지 시간을 표시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의 텍스트 파일인 '타임존 데이터베이스(tz database)' 덕분입니다. 그런데 전 세계 정부의 온갖 표준시 변경 내역을 반영하는 이 핵심 파일을 UCLA의 강사인 폴 에거트(Paul Eggert)가 여가 시간을 쪼개 홀로 도맡아 관리해 왔습니다. 지난 1년간 해당 파일에 반영된 251건의 수정 내역 중 무려 218건이 그의 손을 거쳤으며, 28건은 또 다른 자원봉사자 팀 파렌티가 담당했습니다. 심지어 2011년에는 한 점성술 소프트웨어 회사가 데이터베이스의 역사 자료에 저작권 소송을 제기해 다운로드 사이트가 폐쇄될 뻔했으나 전자프런티어재단(EFF)의 무료 변호 끝에 소송이 취하되기도 했습니다.
현대 인터넷과 디지털 인프라 전체가 사실상 소수의 무보수 자원봉사자 손에 위태롭게 얹혀 있다는 현실은 xkcd의 유명한 '디펜던시(의존성)' 만화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합니다. 실제로 주요 기기와 서버가 의존하는 23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전수 조사한 결과, 무려 11개 프로젝트가 단 한두 명의 정기 기여자에 의해 유지보수되고 있었습니다. 리눅스 서버와 아이폰에 기본 탑재되는 압축 도구 'xz'의 관리자 라세 콜린(Lasse Collin)은 오랜 정신적 번아웃을 겪던 중 무보수 취미 프로젝트의 한계를 토로하다가, 접근 권한을 넘겨받은 정체불명의 기여자 'Jia Tan'이 심어둔 백도어로 인해 전 세계 서버가 침해될 뻔한 사태를 겪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 상위 1,000개 웹사이트 중 절반이 사용하는 자바스크립트 호환 도구 'core-js'의 개발자 데니스 푸슈카레프(Denis Pushkarev)의 사연도 극적입니다. 그는 전업으로 프로젝트를 유지하다 생활고로 러시아로 이주했고, 심야 교통사고로 복역하는 동안에도 다운로드 수는 폭증했지만 후원금은 월 57달러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맥과 리눅스에서 최고 관리자 권한을 부여하는 핵심 명령어 'sudo' 역시 토드 밀러(Todd Miller)라는 한 인물이 리눅스 탄생 이전부터 30년 넘게 도맡아 개발해 왔으며, 최근까지도 프로젝트 유지를 위한 스폰서를 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수십억 명이 누리는 첨단 디지털 생태계가 사실상 소수 개발자들의 희생과 열정페이로 간신히 지탱되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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