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1990년대 후반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에서 한 엔지니어의 오타 하나로 사내 서버가 날아가 개발자 1,000명이 작업을 멈추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 기존 볼륨 관리 시스템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낀 제프 본윅은 디스크를 RAM 메모리 풀처럼 다루는 혁신적인 파일 시스템(ZFS)의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 이후 80명 대규모 팀을 맡았다가 프로젝트가 엎어지는 실패를 겪었지만, 쓰라린 교훈을 얻고 재도전을 준비하며 전설적인 파일 시스템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요약 1990년대 후반 썬 마이크로시스템즈(Sun Microsystems)에서는 엔지니어들의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 '쥬라식(Jurassic)'이라는 대형 서버를 운용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이 서버는 UFS(Unix File System)와 디스크 관리를 위한 볼륨 관리 도구(Solaris Volume Manager, SVM)를 함께 사용하고 있었는데, 데이터 무결성 보장이나 복잡한 레이어 구조 탓에 취약점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이크 설리번이라는 엔지니어가 일상적인 유지보수 작업을 하던 중 사소한 '오타(typo)' 하나를 입력하는 대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이 한 번의 키 입력으로 장치 매핑이 완전히 꼬여버렸고, 볼륨 레이블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서 서버 전체가 순식간에 다운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사내 엔지니어 1,000여 명이 백업에서 데이터가 복구될 때까지 일손을 놓고 멍하니 기다려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서버 복구가 진행되는 동안, 썬의 핵심 엔지니어 제프 본윅(Jeff Bonwick)은 동료 팀 마슬랜드의 사무실을 찾아가 그동안 썬이 수차례 시도했다가 번번이 엎어졌던 '차세대 파일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본윅은 복잡한 가상 볼륨 관리 소프트웨어를 다룰 필요 없이, 시스템에 RAM을 꽂으면 즉시 인식해 속도가 빨라지는 것처럼 "디스크도 메모리 풀처럼 다루고 할당자(SPA)와 가상-물리 변환 계층을 두면 안 될까?"라는 혁신적인 발상을 떠올렸습니다.
이후 2000년경 기존 프로젝트들이 또다시 좌초되자, 단단히 화가 난 본윅은 OS 그룹 디렉터 마크 힘멜스타인을 찾아가 한 건물 안에서 일할 5~6명의 소수정예 팀을 꾸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힘멜스타인은 80명 규모의 데이터 조직을 이끄는 데이터 아키텍트 직을 맡는 조건으로 파일 시스템 개발을 허락했습니다. 콜로라도, LA, 산타클라라로 뿔뿔이 흩어진 80명의 대규모 인력을 이끌게 된 본윅은 팀원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한 채 비행기만 타고 돌아다니다가 프로젝트를 공중분해시키며 "내 커리어 최악의 해"를 맛보게 되었습니다. 엔지니어들에게 대규모 조직을 두고 비전만 던져주는 식은 절대 통하지 않는다는 쓰라린 교훈을 얻은 그는, 셋째 아들이 태어나며 가진 6주간의 휴직 기간 동안 실패를 되짚어보고 다시 한번 소수정예로 재도전할 결심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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