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미국 전략비축유(SPR) 7억 1,400만 배럴은 지상 탱크 대신 멕시코만 연안의 거대한 지하 암염 돔(소금 동굴)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 지상 탱크나 콘크리트 암반 시설에 비해 비용이 4분의 1 이하로 저렴하고, 소금 자체의 차폐·자가치유 특성과 물을 넣어 기름을 밀어 올리는 부력 원리를 활용해 극강의 효율을 냅니다.
- 다만 기름을 방출할 때 주입하는 물 때문에 소금이 녹아 동굴이 계속 커지는 한계가 있어 정밀한 유지보수가 필요합니다.
요약 미국이 비상사태에 대비해 비축해두는 전략비축유(SPR)의 최대 수용량은 무려 7억 1,400만 배럴에 달합니다. 이 막대한 양의 기름을 수십 년간 안전하고 저렴하게 보관하면서 유사시 즉각 방출할 수 있게 만든 비결은 다름 아닌 지하 '암염 돔(소금 동굴)'에 있습니다.
처음에는 상업용 거대 지상 탱크(외부 부유식 지붕 탱크)를 늘리는 방안을 떠올릴 수 있지만, 7억 배럴을 채우려면 약 1,130개의 대형 탱크와 워싱턴 D.C. 면적(약 4만 5,000에이커)에 달하는 막대한 부지가 필요합니다. 게다가 지상 탱크는 화재나 번개, 적의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는 치명적 약점이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군이 하와이 레드힐에서 시도했던 지하 암반 탱크 방식 역시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 공사비와 지하수 오염 누출 사고라는 큰 문제를 낳았습니다.
결국 미국 에너지부가 선택한 최고의 공학적 해결책은 멕시코만 연안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일대에 위치한 거대한 소금 지층(소금 돔)이었습니다. 암염 지층에 구멍을 뚫고 담수를 주입해 소금을 녹인 뒤 염수를 뽑아내는 방식으로 거대한 원통형 지하 동굴(개당 약 1,000만 배럴 수용)을 파냈습니다. 암염은 기름이 통과하지 못할 정도로 치밀하며, 지하의 강한 압력을 받으면 미세한 균열을 스스로 메우는 특성이 있어 별도의 콘크리트나 철판 내벽 시공조차 필요 없습니다.
기름을 꺼내는 원리도 간단합니다. 기름이 물보다 가볍다는 점을 이용해 동굴 바닥으로 물을 주입하면 상단의 비축유가 자연스럽게 밀려 올라오며, 정유 시설과 파이프라인이 밀집한 멕시코만 인근이라 수송도 빠릅니다. 배럴당 저장 시설 건설비도 지상 탱크(15~18달러)의 극히 일부인 3.5달러 수준에 불과합니다. 다만 기름을 방출할 때마다 주입되는 물 때문에 동굴 벽면의 소금이 추가로 녹아내려 동굴이 점점 커진다는 점 등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유지보수라는 숙제는 여전히 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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