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Hacker News · 12시간 전

아테나·아킬레우스가 그리스 고유어가 아니라고? 고대 그리스어 속 숨겨진 미지의 언어

핵심 요약
  • 아테네, 아킬레우스, 라비린토스, 올리브 등 그리스의 상징 같은 단어 약 1,000개가 정작 인도유럽어족 어원으로 추적되지 않는 수수께끼로 밝혀졌습니다.
  • 흑해 일대에서 이주해 온 초기 그리스인들이 지중해에 먼저 살던 고유럽 농경 선주민의 언어에서 바다나 지형, 고유명사 등을 대거 흡수했기 때문입니다.
  • 이로 인해 그리스어 핵심 단어들 속에는 역사 속에 문자로 거의 남지 못한 지중해 선주민의 고대 언어 화석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습니다.
요약 고대 그리스어에는 인도유럽조어(PIE)나 주변 어떤 언어로도 어원을 추적할 수 없는 수수께끼의 단어가 약 1,000개나 존재합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미궁을 뜻하는 '라비린토스(labyrinth)', 올리브(olive), 신화 속 영웅인 '아킬레우스(Achilles)'와 '오디세우스(Odysseus)', 그리고 '아테네(Athens)'와 지혜의 여신 '아테나(Athena)', 전쟁의 신 '아레스(Ares)', 심지어 도시 '코린토스(Corinth)'처럼 우리에게 가장 전형적인 그리스 문화로 인식되는 고유명사와 단어들이 대거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언어학자들의 오랜 연구에도 불구하고 이 단어들은 인도유럽어족의 공통 조상 언어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으며, 인근 언어에서 빌려왔다는 증거도 찾지 못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오늘날 유럽 전역을 뒤덮고 있는 인도유럽어족은 본래 흑해-카스피해 스텝 지역에 거주하던 유목민 집단이었습니다. 이들이 대이동을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유럽에는 신석기 농경 사회를 이룬 선주민인 '초기 유럽 농경민(Early European Farmers)'들이 살고 있었으며, 이들은 고(古)유럽어(Paleo-European languages)를 구사하고 있었습니다. 스텝 지대에서 지중해 동부로 남하한 초기 그리스 화자들은 바다나 올리브, 무화과, 사이프러스 같은 지중해 특유의 생태계와 자연물을 처음 접했습니다. 내륙 출신이었던 이들은 새로운 대상에 기존 어휘를 짜맞추는 방식(예: 하마를 '강의 말'이라 부르거나, 바다를 '길'을 뜻하는 폰토스나 '소금'을 뜻하는 할스로 부르는 방식)도 썼지만, 대부분은 현지 선주민들이 쓰던 고유 명칭을 그대로 빌려와 정착시켰습니다. 대표적으로 그리스어에서 바다를 가리키는 핵심 단어인 '탈라사(thálassa)' 역시 이들 선주민의 언어에서 유래한 대표적인 흔적으로 꼽힙니다. 즉, 고대 그리스어의 핵심 어휘 깊숙한 곳에는 고대 그리스인 이전에 살았던 잊혀진 원주민 언어의 화석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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