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Hacker News · 2026-09-27

20년 차 베테랑 개발자가 신규 에디터(NeoVim)를 써보고 바로 칼손절한 이유

핵심 요약
  • 20년간 빔을 쓰며 책 5권과 박사 논문까지 쓴 베테랑 개발자가 신규 에디터 '네오빔(NeoVim)'을 시도했다가 오랜 기간 누적된 작업 취소(undo) 기록 데이터를 통째로 날리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 네오빔 측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영구 되돌리기 기능이라고 해서 데이터 보존을 믿어서는 안 된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듣고 곧바로 네오빔을 삭제했습니다.
  • 사용자 데이터를 함부로 대하고 기본 책임을 망각한 소프트웨어 개발 태도를 비판하며 제프 라스킨의 인터페이스 기본 원칙을 되새기게 한 일화로 주목받았습니다.
요약 구글과 피그마 등에서 UX 디자이너로 일했던 마르친 비하리(Marcin Wichary)가 컴퓨터 과학자 데이비드 치스널(David Chisnall)의 일화를 소개하며 소프트웨어의 기본 윤리에 대해 화두를 던졌습니다. 2000년경부터 빔(Vim)을 사용해 온 치스널은 박사 학위 논문과 책 5권, 논문 수십 편을 모두 빔으로 작성할 만큼 뼛속까지 빔에 익숙해진 베테랑 사용자입니다. 그가 꼽은 빔의 가장 유용한 기능 중 하나는 바로 '영구 되돌리기(Persistent undo)'였습니다. 파일을 닫고 재부팅을 하거나 몇 달 뒤에 다시 열어도 이전 편집 기록을 거슬러 올라가 실수로 지운 내용을 복구할 수 있는 기능으로, 빔은 20년이 넘는 대규모 버전 업데이트 과정에서도 이 기록의 호환성을 철저히 지켜왔습니다. 사건은 그가 빔의 대체재로 주목받던 '네오빔(NeoVim)'을 처음 사용해보면서 발생했습니다. 네오빔으로 파일을 연 순간 기존의 되돌리기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고, 다시 기존 빔으로 열어봐도 이전 기록이 전부 날아가 버린 상태였습니다. 확인해 보니 네오빔은 되돌리기 파일의 포맷을 바꾸면서 이전 포맷과의 호환성을 고려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존 빔 파일과 다른 파일명을 쓰지도 않고 기존 되돌리기 파일을 그대로 감지해 삭제한 뒤 덮어써 버린 것이었습니다. 이에 치스널이 이슈를 제기하자, 네오빔 측 개발진은 "영구 되돌리기 파일 형식은 불안정하며 사용자는 '영구'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고 해서 데이터 보존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 이미 한 번 형식이 바뀌었고 앞으로도 바뀔 수 있다"라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치스널은 버그 자체는 이해할 수 있어도, 사용자가 원할 수 있는 데이터를 함부로 지우고도 '우리가 고칠 수도 있는 기능이니 믿지 말았어야 했다'는 식의 무책임한 개발 태도는 용납할 수 없었다며 곧바로 네오빔 사용을 완전히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비하리 역시 이 일화를 전하며 매킨토시 프로젝트의 주역 제프 라스킨이 주창한 인터페이스 제1법칙("컴퓨터는 사용자의 작업물을 훼손해서는 안 되며, 부주의나 방치로 데이터가 훼손되게 두어서도 안 된다")을 환기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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