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뼈가 없는 초기 연체 생물이 정밀한 화석으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가 콜라겐 분해 미생물의 진화 역사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 초기에는 산소가 있는 환경에서 콜라겐을 분해할 미생물이 없어 사체가 썩지 않고 플라스틱처럼 오래 유지되었기 때문입니다.
- 이후 산소를 이용해 콜라겐을 분해하는 호기성 세균이 번성하면서 연체 생물 화석 보존 확률이 급감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요약 수억 년 전 뼈나 껍데기조차 없던 말랑말랑한 초기 생물들이 어떻게 그토록 선명한 화석으로 남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오랜 과학계 미스터리가 풀렸습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연구팀이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콜라겐을 분해하는 미생물의 진화'가 화석 기록의 공백을 설명하는 핵심 열쇠라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했습니다.
오늘날 바닷가에 밀려온 해파리가 며칠 만에 부패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처럼, 연체 동물은 화석으로 남기 극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약 5억 7,900만 년 전에서 5억 3,900만 년 전 사이의 에디아카라기(Ediacaran Period)에는 뼈나 단단한 외골격이 전혀 없던 초기 생물들이 생태계 전체 수준으로 정밀하게 화석화되어 발견됩니다. 학계에서는 당시 해양의 특수한 화학적 환경이나 미생물 점액층 등을 원인으로 지목해왔으나, 전 세계적인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박테리아 700종의 유전체와 생명의 나무를 분석하여 조직 단백질인 콜라겐을 분해하는 효소(콜라게나아제)의 진화 과정을 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초기 콜라겐 분해 효소는 산소를 견디지 못하는 혐기성 미생물에만 존재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즉, 산소가 풍부한 에디아카라기 바다에서는 생물이 죽어도 콜라겐을 썩힐 수 있는 미생물이 없어, 퇴적물 내 산소가 고갈될 때까지 조직이 플라스틱처럼 원형을 유지하며 화석이 될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캄브리아기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이르러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콜라겐 분해 능력이 산소를 소비하는 호기성 박테리아로 전파되면서, 생물이 죽자마자 조직이 빠르게 부패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결국 미생물이 새로운 먹잇감인 콜라겐을 분해하는 효소를 획득하면서 연체 생물이 화석으로 보존될 확률이 급감했고, 이로 인해 이후 지층에서 연체 생물 화석 기록에 거대한 공백이 생기게 되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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