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데이터시트 검색으로도 정체를 알 수 없던 1985년산 해리스 사의 의문 칩을 정으로 쪼개 현미경으로 관찰했습니다.
- 칩 내부에는 72개의 커패시터 격자와 스위치가 배치되어 있었으며, 1980년대 아날로그 필터의 핵심이던 '스위치드 커패시터 필터(MF10)'의 호환 칩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집적회로에서 큰 저항 대신 작은 커패시터와 스위칭을 활용해 공간을 줄이고 정밀도를 높였던 80년대 공학적 묘수와 플로리다주 지도 칩 아트가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요약 오래된 부품 상자를 정리하던 중 데이터시트에도 나오지 않는 의문의 칩 'F1-10-5'를 발견한 엔지니어들이 현미경으로 칩 내부를 열어 정체를 밝혀낸 흥미로운 분석기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칩은 세라믹 패키지로 포장되어 있어 정(chisel)으로 가볍게 쳐서 손쉽게 열 수 있었습니다.
현미경 아래에서 드러난 칩 다이(die)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격자 형태로 깔린 수많은 정사각형 커패시터들과 'HF-10'이라는 각인이었습니다. 이를 단서로 추적한 결과, 이 칩은 1981년 내셔널 세미컨덕터가 개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스위치드 커패시터 필터 IC 'MF10'을 해리스(Harris) 사가 자체 복제·생산한 1985년도 모델임이 확인되었습니다.
스위치드 커패시터 필터는 클록 주파수에 맞춰 스위치를 빠르게 껐다 켜며 커패시터를 저항처럼 동작시키는 아날로그 회로입니다. 집적 회로(IC) 내부에서는 고정밀·고저항을 직접 만들기가 까다롭고 면적도 많이 차지하지만, 작은 커패시터와 스위치를 조합하면 칩 면적을 대폭 아끼면서도 수정 발진기(Quartz)로 매우 정밀하게 필터 특성을 제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칩 내부에는 총 72개의 작은 폴리실리콘 커패시터가 균일하게 배열되어 있으며, 제조 공차로 인해 개별 용량이 변하더라도 커패시터 간 비율(8:1 등)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설계를 채택해 오차를 극복했습니다. 또한 다이 한구석에는 해리스 본사가 위치했던 미국 플로리다주 지도와 설계자들의 이니셜이 이스터에그(칩 아트)로 새겨져 있어 80년대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의 낭만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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